- 반상회에서 씁쓸한 소식을 접한 유모씨 (35세)
백메가를 운영한 이후로 가입 1년 차 분들께는 "해지신공"을 제법 강조해왔습니다.
해지신공의 개념은 단순합니다. 인터넷을 해지할 "것(?)" 처럼 연기하여 통신사와 심리 게임을 펼치는 것이에요^^a
[해지신공이라 해서 현란한 스킬...이 전혀 아닙니다 겁먹지 마세요]
쉽게 정리해봅니다.
1) 사용자가 인터넷 해지를 요청하면?
2) 통신사는 이를 막으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다른 통신사에게 가입자를 뺏기는 것은 호환 - 마마 - 전쟁보다 무서운 일이거든요?
3) 이 때 해지하고 싶은 마음이 쏙! 들어갈 만큼 "특별한 당근"을 제공하곤 합니다. 이 당근을 취득하는 게 해지신공의 목적이죠^^a
즉, 해지할 마음이 없다 해도 통신사에 전화하여 해지 의사를 말씀하셔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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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참 이상한 구조입니다
"당근"을 제공할 여지가 숨어 있었다면 애초부터 모든 사용자에게 공평한 혜택을 제공해야 이치에 맞는 것 아니겠습니까 ㅎㅎ
쨌든, 숨은 의미들은 뒤에 풀어보도록 하고요~ 해지신공을 통해 가정의 평화와 안위를 보존하셨으면 하는 경건한 마음으로 글을 시작해봅니다 ^ㅡ^a
1. 해지신공이란?
인터넷을 해지할 것처럼 메소드 연기를 하며 통신사와 심리전을 하는 게임입니다. 당연히 진짜 해지하시면 아니 되고요~
1) 해지를 고민하는 것처럼
2) 혹은 해지를 결심하신 것처럼 말씀하시어 통신사의 당근을 유도하는 겁니다.
요즘 속된 말로 "밀당" 이라고 하죠 ㅎㅎ
2. 해지신공 대상자는?
[저요 저요!]
1) 개통한 지 1년 지남 (366일차 ↑)
오히려 가입 1년 미만의 해지신공은 "독"이 됩니다. 개통 후 → 실사용 1년이 지나야 → 가입 시 받은 "사은품 반환 의무"가 사라지기 때문이에요. 즉, 개통하고 1년이 지나지 않았는데 해지신공을 하면 사은품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 통신사 입장에서도 "사은품 반환"이라는 인질(?)을 잡고 있기 때문에 "네~ 해지하시든지요~^^" 하며 콧방귀를 뀔 가능성이 높습니다 ㅎㅎ
2) 해지를 (진짜) 앞두고 있음
통신사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분들이죠.
호환 - 마마 - 전쟁은 이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사실 약정이 만료되면 다른 통신사로 이동하는 편이 더 이득이지만
가) 딱히 결합할 휴대폰이 없거나
나) 이미 핸드폰 결합이 되어 있는 상태이며, 핸드폰도 계속 유지할 심산이라면? 재약정을 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하지만,
가) "그냥 재약정 하겠소~" 라고 평온하게 하시면 -> 쥐꼬리 만큼의 당근을 받을 것이고
나) 일언의 말도 없이 물 흐르듯 방치하시면 -> 아예 당근조차 못 받게 되니
역시 해지신공의 밀당을 꼭! 취하셔야 합니다.
"다른 통신사로 이동하실 것 같은 냄새" 만 살~짝 풍겨주시면, 없던 당근도 생겨나는 마법을 보시게 될 겁니다 ㅎ
3) 품질에 불만이 있음
들여놓은 인터넷 품질이 조악하여 억울한 상황이라면? 역시 해지신공의 당위가 성립되죠.
"인터넷 품질이 너무 좋지 않아 위약금 면제 해지를 원하지만, 요금할인이나 상품권 혜택을 준다면 참고 유지해보겠다" 는 뉘앙스와 + 근엄한 어조가 함께 한다면 효과는 배가 됩니다.
3. 따라해 봅시다.
섬세한 유리심장의 소유자라도 괜찮습니다.
아래 순서만 따라오신다면 전혀 어렵지 않습니다^^a
1) 전화를 해봅시다
[LG... 나야... ...자니?]
통신사 고객센터에 전화를 거신 후, ARS 연결 절차에 따라 해지 관련 상담 창구로 이동합시다!
- KT :국번없이 100번
- SK브로드밴드 : 국번없이 106번
- SK텔레콤 : 080-011-6000
- LG : 국번없이 101번
간혹 해지부서와 연결이 어려울 때도 있는데 (믿기 힘드시겠지만, 일부러 연결을 어렵게 만들어놨습니다;) 이 때에는 다른 부서로 연결하신 후, 해지부서로 직통 연결을 해달라고 하면 좀 더 빠른 연결이 가능합니다ㅎㅎ
2) 상담원과의 조우
현대인의 만성질환, 전화 공포증을 극복하기 위해 대사 형식으로 풀어보겠습니다 ㅎㅎ
사용자 :
"안녕하세요? SK 가입한 지 1년이 넘었습니다. 가입한 지 1년이 지난다면 가입 시 받았던 사은품 혜택을 돌려드리지 않아도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장비 배상금 등도 반환한다면 청구되지 않구요. 지금 해지하면 부담하게 될 최종 위약금은 얼마인가요?"
상담원 :
"네~ 얼마얼마입니다"
사용자 :
"아하, 생각보다 부담스럽진 않군요 ㅎㅎ"
상담원 :
"(흠칫) 무슨 이유로 해지하실 예정이신가요~?"
고객님 :
"사실 이번에 가족들이 LG로 휴대폰 변경하려 하는데 LG로 인터넷 바꾸면, 1~2만 원 할인받을 수 있더라고요(거짓말) 사은품도 생기니 위약금 부담하더라도 별로 부담 안되네요^^ 그래도 SK인터넷과 TV가 마음에 들어서, 계속 사용할 의향이 있는데요! 계속 SK를 이용한다면 LG에 상응하는 혜택을 받을 수 있을까요?"
3) 조건을 제시받았다면?
[게-이득!]
좋게 받은 건지, 나쁘게(?) 받은 건지 궁금하시죠? ㅎㅎ
사실 핸드폰 결합 여부나 상품 종류(인터넷, TV, 전화, IoT, 유무선공유기)에 따라 천만별입니다. 그리고 통신사 실적이나 목표에 따라서도 조건이 매번 달라지니 "절대적으로 높고 낮음"을 파악하긴 어렵습니다. 과유불급의 마음이 필요합니다^^a
4) 실패했다면?
[저기요, 좋은 혜택 주실 수 있나요?]
[아니요~^^ (단호)]
세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① 패자부활전
재도전 하는 것입니다 ㅎㅎ 상담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도 하니 두어 번 시도해 보셔도 괜찮겠지만, 스마트컨슈머와 블랙컨슈머는 종이 한 장 차이일 수 있습니다. 역시 과유불급.
② 경건한 마음으로 포기
모든 경우에 해지신공이 성립되지는 않습니다. "내가 받고 있는 혜택"이 이미 크다면, 통신사에서도 혜택을 더 주진 않습니다. (역마진 자체를 허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③ 새 통신사로 갈아타기
통신사에서 제시한 혜택이 나쁜 품질을 유지할 만큼의 메리트가 없거나 타 통신사 휴대폰 결합을 염두에 둘 수 있다면 옮기는 편이 좋겠지요 ^^a
4. 유의사항
1) KT의 특급 해지방어
KT만 서비스 되는 읍/면/리/도서산간의 경우 해지신공이 거의 통하지 않습니다. KT가 시장지배적 위치에 있다 보니 콧대도 높거든요~? 게다가 다른 통신사 이동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KT에서도 알고 있으니 밀당도 없습니다. 단호박입니다.
2) KT인터넷 예약해지는 절대 금물
예전에는 예약해지를 권유해드렸는데, 이제는 예약해지 시 "휴대폰 결합"이 풀리기 때문에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2020-02-06] 이제 예약 해지해도 "휴대폰 결합"이 풀리지 않습니다!!
3) 녹취
모든 통화는 녹취가 됩니다. 상담 받은 이력도 모두 메모가 되구요. 따라서 상담원이 달라지더라도 그 전에 상담 받은 이력이 있기에 레파토리는 비슷하게 설정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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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론으로 돌아가 봅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참 요상한 구조입니다^^;
당근을 부여할 수 있는 여지를 꼭! 숨겨놓고 있다가 목소리 내는 사람만 주고 있으니 심각한 역차별입니다.
한편으로 혹자는 해지신공을 블랙컨슈머 행위라 합니다. 물론 악의적으로 상담원분들을 괴롭힌다면(?) 블랙컨슈머가 맞겠죠. 하지만, 해지신공은 구조적 결함에 가깝습니다. 엄밀히 말해 정수기 렌탈하거나 보험 상품 계약했는데 요금 깎아달라고 해서 → 깎이는 거 보셨습니까 ㅎㅎ
해지신공의 탄생은
1) 가입자를 잡기 위한 통신사의 왜곡된 의지에서 시작됩니다.
2) 애초부터 "가입자 잡는 행위" 에 마케팅 예산을 별도 편성한 것이고
3) "이 예산"은 모든 사용자의 월 요금에 녹아있죠.
4) 하지만 해지신공은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사람 vs 그렇지 않은 사람을 편 나누고 있으며
5) 덕분에 역차별을 선사하는 기형적인 구조가 되었습니다.
애초부터 월 요금 자체를 낮게 하고, -억지로- 가입자를 잡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을 자제하면 "질척거리지 않아 쿨하고, 요금도 낮아 매우 사랑받는" 통신사가 되지 않겠습니까?
통신사의 처절한 몸부림은, 소비자 이익 뿐만 아니라 근로자에게까지 심각한 문제를 끼치죠.
[참고글]해지방어부서 실습생으로 근무한 한 여고생의 죽음
우리가 "해지신공"을 펼치던 오늘날이,
과거의 유산으로 추억될 수 있는 날이 되기를 바라봅니다^^a
감사합니다!
추신 :
대량의 짤(이미지)들을 협조해주신 이수빈 양과 김사라 양에게 이 글을 바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