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쓰다 보면 묘하게 느려졌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쇼핑몰 사진이 늦게 뜬다던가, 생전 안 걸리는 버퍼링이 걸린다든가 하는 증상들로 말이죠. 그리고 대개 많은 분이 속도가 느려진 원인을 외부에서 찾곤 합니다. 문제는 통신사에 있을 거야! 하고, 범인이 내부에 있을 거라고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거죠.
그래서 본의 아니게 방치되는 가전이 있습니다. 바로 공유기인데요.
이 글을 보고 계신면 우리 집 공유기도 슬슬 교체해야 할 시기가 도래한 건 아닌지 확인해 주시겠어요? 지칠 대로 지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공유기에게 명예로운 작별을 선사하고, 새로운 공유기와 함께 쾌적한 인터넷 생활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공유기는 평생 사용하는 가전제품이 아니라, 시기에 따라 교체해야 하는 소모품이거든요!
365일 쉬지 않는 공유기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오래 하다 뜨거워지면 잠시 내려놓고 쉬게 합니다. 컴퓨터도 마찬가지로 발열이 심해지면 팬을 돌려 스스로를 보호하죠. 그렇다면 공유기는 어떨까요? 집에 설치된 날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이라도 제대로 꺼두었던 적 있으신가요? (고백하건대 저는 단 한 번도 없습니다 😂)
명절에 고향을 내려갈 때도, 여름휴가를 떠날 때도.
공유기는 1년 365일 24시간 내내 작동합니다. 스마트폰과 노트북, TV, 태블릿 등 집 안의 수많은 기기를 묵묵히 연결하면서요. 문제는 이 과정에서 열이 계속 발생한다는 겁니다.
공유기 내부에는 CPU와 메모리, 전원부를 비롯한 여러 전자 부품이 들어갑니다. 이 부품들은 장기간 열에 노출되고 쉼 없이 작동하면서 서서히 노후화돼요.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해도, 내부 사정은 다를 수 있는 거죠.
오래된 공유기 교체 타이밍은?
아래 세 가지 예시 중 두 가지 이상 해당한다면 공유기를 바꿔야 할 때가 된 겁니다.
1. 5년 이상 사용한 제품인가?
공유기를 5년 이상 사용했다면 슬슬 상태를 점검해 볼 시기입니다. 오랜 시간 발생한 열로 내부 부품이 노후화되면서 속도가 떨어지거나, 연결이 불안정해질 수 있거든요. 설치 시기가 기억나지 않는다면 기기 밑면이나 뒷면의 라벨을 살펴주세요. 모델명과 제조 연월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5년이 절대적인 수명은 아니지만 아무리 좋은 공유기라도 21,900일 동안 가동되었다면 성능 저하는 피해 가기 어렵습니다.
2. 사용 중인 인터넷 요금제와 기기를 지원하지 못하는가?
오래된 공유기는 물리적인 노후화뿐 아니라, 지원하는 와이파이 규격과 성능도 과거에 머물러 있습니다.
요즘 출시되는 스마트폰과 노트북은 Wi-Fi 6를 기본적으로 지원하고, 일부 제품은 Wi-Fi 7까지 제공합니다. 여러 기기가 동시에 접속해도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나누고, 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통신하기 위한 최신 기술이죠. 그런데 공유기가 구형 규격만 지원한다면 어떨까요?
왕복 8차선 도로를 새로 뚫어놓고, 입구에는 1차선 톨게이트를 그대로 둔 것과 같습니다. 인터넷 회선과 스마트폰은 충분히 빠른데, 그 사이에 있는 공유기가 통행을 막는 겁니다. 앞서 공유기 밑면에서 확인한 모델명으로 다음 내용을 확인해 보세요.
- 현재 이용 중인 인터넷 속도를 지원하는지
- Wi-Fi 5·6·7 중 어떤 규격을 지원하는지
- 유선 포트가 기가비트급 속도를 지원하는지
공유기의 지원 성능이 인터넷 요금제나 사용 중인 기기보다 낮다면, 고장이 나지 않았더라도 교체할 이유는 충분합니다.
3. 가까이에서도 속도가 느리거나 자주 끊기는가?
마지막으로 공유기 바로 옆에서 와이파이 속도를 측정해 보세요.
유선 인터넷은 정상인데 와이파이만 유독 느리거나, 가까운 거리에서도 연결이 반복적으로 끊긴다면 공유기의 성능 저하를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와이파이 속도는 측정 기기와 시간대, 주변 와이파이 간섭에도 영향을 받아서요. 한 번의 결과만으로 판단하기보다 여러 시간대에 2~3회 측정해 보는 편이 좋습니다.
공유기를 교체하는 두 가지 방법
방법 1. 공유기를 직접 구매한다
사제 공유기의 가장 큰 장점은 선택의 폭입니다. 집의 크기와 연결 기기 수, 예산에 맞춰 원하는 제품을 고를 수 있고, 필요하다면 메시 와이파이나 세부 네트워크 설정도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습니다.
공유기와 네트워크 장비에 관심이 많고, 여러 설정을 직접 손보고 싶은 의지와 고성능 공유기를 원하신다면 사제 공유기 구매를 적극 추천드립니다.
방법 2. 통신사 공유기를 임대한다
인터넷을 평범하게 사용하고 장비 설정에 큰 관심이 없다면 통신사 공유기가 간편합니다.
전화 한 통으로 신청할 수 있고, 설치부터 고장 진단과 A/S까지 통신사에 요청할 수 있거든요. 사용 고성능 제품을 직접 고르는 재미는 없지만, 관리의 책임을 통신사에 맡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통신사 공유기로 교체하실 때는 세 가지 확인 사항이 있습니다.
- 인터넷 약정이 얼마나 남았는가?
현재 인터넷의 약정 만료일부터 확인해 주세요. 약정이 끝났다면 오히려 좋은 협상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기존 통신사와 재약정을 진행하면서 공유기 교체 혜택을 요청하거나, 다른 통신사로 이동하면서 새 장비와 신규 가입 혜택을 받을 수 있거든요. 공유기만 덜컥 교체하기보다 인터넷 전체 조건을 함께 살펴보는 편이 유리합니다.
- 공유기 교체에 새 약정이 붙는가?
“공유기를 무료로 바꿔드리겠다”라는 안내를 받았다면 조건부터 자세히 확인해야 합니다. 정말 장비만 무상으로 교체해 주는 것인지, 인터넷 재약정이나 공유기 임대 약정이 새로 시작되는 것인지 말이죠. 공유기 하나를 바꾸려다가 원하지 않는 약정에 다시 묶일 수 있습니다. 특히 재약정 혜택이 공유기 교체 하나뿐이라면 다른 혜택과 비교했을 때 아쉬운 조건일 수 있고요.
- 셀프 설치가 가능한가?
공유기를 셀프로 받아서 설치할 수 있는지 체크해 보세요. KT와 SK는 일부 공유기에 한해 택배로 장비를 받아 직접 설치하는 셀프 개통을 지원합니다. 설치 환경에 따라 가능 여부는 달라질 수 있지만, 조건만 맞는다면 설치비를 아낄 수 있어요. 통신사에서 연결 방법도 자세히 안내해 주기 때문에 케이블을 뽑고 같은 자리에 다시 연결하는 정도라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아낀 설치비로 치킨을 사 먹는 편이 더 이득이지 않겠습니까~ 😁
마치며
인터넷이 느리다고 해서 무조건 더 비싼 요금제로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회선은 충분히 빠른데 공유기가 오래되어 제 성능을 전달하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우리 집 공유기가 얼마나 오래됐는지, 인터넷 약정은 얼마나 남았는지, 통신사에는 무엇을 요구해야 유리한지 판단하기 어렵다면 백메가를 찾아주세요. 무조건 새 공유기부터 권하지 않아요. 현재 사용 중인 인터넷과 장비 상태, 남은 약정과 통신사 조건을 함께 살펴보고 고객님께 가장 속 시원한 방법을 찾아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