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가입 도와드렸던 곳인데요,
혜택 안내 차 연락드립니다"
이 멘트, 아마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어떤 날은 점심 먹고 졸릴 때 오고, 어떤 날은 기가 막히게 약속 시간 직전에 옵니다. 이쯤 되면 거의 생활소음 수준의 피싱 인사말이죠.
겉으로 보면 허술합니다. "에이, 이런 걸 누가 속아?" 싶지만 정작 피해는 매일같이 일어납니다. 사람 마음이라는 게 생각보다 쉽게 흔들리거든요. 피싱 업체들은 그 흔들림의 전문가입니다. (그들의 유일한 전문 분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금도 질문답변 코너에는 피싱 피해를 호소하는 글이 쌓여갑니다..
백메가에도 피싱 사기 문의가 꾸준히 올라옵니다. 그래서 오늘은 그들이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피싱 멘트 레파토리를 정리해보려 합니다. 혹여나 누가 이런 말로 다가온다면 잠시 숨을 고르고 생각해 주세요. 이건 혜택이 아니라 누군가의 월급을 노리는 창의적 범죄활동일 뿐입니다.
사례1 : 위약금을 대신 내준다고?
- 위약금을 대신 내주고 사은품까지 준다는데 믿어도 될까요?
- 피싱 업계의 국민 멘트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위약금을 대신 내주면서 혜택까지 얹어주는 업체라면 그건 인터넷 회사가 아니라 봉사단체에 가깝습니다. 게다가 위약금 대납은 개인정보 도용과 사칭이 뒤엉킨 구조라 명백한 형사처벌 대상입니다. 위약금 대납 + 사은품 제공…? 이쯤 되면 거의 아낌 없이 주는 나무일 겁니다.
사례2 : 예전에 설치해줬던 곳이라고?
- 지난번에 인터넷 설치해줬던 업체라면서 다시 연락이 왔어요.
- 거짓말입니다! 당신의 마음을 열기 위해 없는 인연을 만들어내는 것 뿐이에요. 연락한 곳은 당신과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그저 공공정보(?)가 되어버린 당신의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취득해 기회를 엿보고 있을 뿐입니다. 정말로 설치했던 업체가 맞다 해도, 동의 없이 다시 연락하는 시점에서 이미 형사처벌 레드카드입니다. 정상적인 업체라면 가입자라 해도 멋대로 전화할 수 없습니다.
심심하면 유출되는 우리의 개인정보는, 과연 얼마에 거래되고 있을까요
사례3 : 사기친 쪽에서 적반하장?
- 사기라는 걸 눈치채고 해지하려 하니 도로 사은품을 뱉어내라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 피싱 업체의 전형적인 마무리 단계입니다. 처음에는 달콤하게 유인하고, 끝에서는 소비자에게 잘못을 덮어씌워 퇴로를 막으려는 수법이에요. 통신사 본사 + 경찰에 신고한다 말씀하시고, 여유가 있다면 실제로 정식 절차를 밟아주세요. 공권력에 기대면 잠시나마 납세자의 보람(?)을 만끽하실 수 있을 겁니다.
사례4 : 그럴듯한 곳에서 연락이 왔다고?
- 개통관리부서라는 곳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여기는 믿을 만하겠죠?
- 말만으로라면 저도 대통령이 될 수 있습니다. '본사 · 센터 · 개통부서 · 관리부서' 처럼 그럴듯한 표현은 대체로 피싱 업체의 가짜 완장입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어떤 기관이든 소비자의 사전 동의 없이 연락을 하는 것 자체가 문제 소지가 있다는 겁니다. 정상적인 절차를 따르는 곳이라면 이 부분을 매우 조심스럽게 다루게 되어 있거든요! 반면, 피싱 업체들은 준법 정신에 딱히 관심이 없습니다🫢
요즘은 통신사 본사를 사칭하기도 합니다. 명함이 뭔가 어설프군요
사례5 : 짧은 주기마다 인터넷을 갈아타자고?
- 10개월마다 인터넷을 교체하면 그 때마다 사은품을 준다고 하네요. 그럼 저는 몇 년 뒤 부자가 되어 있겠지요?
- 그렇게 해서 부자가 되면 정말 좋겠지만, 역시 사기입니다. 짧은 주기로 인터넷을 갈아타자고 권유하는 건, 소비자 상황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업체 실적만 올리려는 전형적인 수법입니다. 인터넷 약정은 3년이고, 최소 그 기간을 유지하는 것이 정석입니다. 약정 중간에 해지하면 → 위약금 폭탄이 찾아오고 → 받은 사은품은 순식간에 의미를 잃습니다. 결국 소비자는 손해만 남고, 득을 보는 건 오직 피싱 업체지요.
뭔가 이상하다 싶으면 이상한 게 맞습니다.
결국 이 모든 이야기는 "내 의지와 무관하게 오는 연락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다"는 문장으로 귀결됩니다. 뭔가 이상하다 싶으면 그 직감을 믿어주세요.
몇 년 전, 인터넷 피싱 사기의 수법을 정리한 글을 올린 적이 있는데 어느새 댓글이 200개를 넘어가 있더군요. 2년이 지난 지금도 같은 수법이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이 조금은 씁쓸합니다. (피싱 업계의 끈질김만큼은 인정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유튜브에서도 피싱 사기 사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상한 연락을 받으셨다면 감언이설에 흔들리지 말아주세요. 혹여 이미 피해를 보셨더라도 "내가 잘못해서 생긴 일인가?" 하고 자책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계획된 범죄 앞에서는 장사가 없습니다. 누구나 특정 상황에서는 판단력이 흐려질 수 있고, 결코 개인의 잘못으로 치부할 문제가 아닐 거라 믿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비슷한 피해를 겪었는데 마땅히 물어볼 곳이 없거나, 심지어 통신사 본사에서조차 책임을 미루는 상황이라면 댓글 남겨주세요. 함께 방법을 찾아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