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의 포스팅이네요. 개발팀 오상관입니다.^^
[저 남성분, VR로 도대체 무엇을 감상하고 계신걸까요?]
5월 10일, SK에서 2.5기가 인터넷을 출시했습니다. 더불어 하반기에는 5기가 및 10기가 상품도 준비하고 있답니다. 1기가급 인터넷 출시가 불과 3년전 이야기인데.. 시간 참 쏜살같네요.^^
[초고속인터넷 발전 주기가 매우 빨라졌음을 체감합니다. 이과 망했으면.^^]
하지만 유감스럽습니다. 표면적 숫자는 매력적이지만 본질적 개념은 갸우뚱이거든요? 그저 신제품 출시에 급급한 느낌이고 "실제 사용자 욕구"는 생각치 않은 듯 합니다. 오늘은 심히 유감스러운 2.5기가 상품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1. 기반 논리
처음 상품이 나왔을 때 갸우뚱했습니다. 현재 시판중인 컴퓨터들... 엄밀히 Ethernet 랜카드는 2.5기가를 전혀 감당치 못하거든요? 오늘날의 가정용 Ethernet 랜카드 99.9%는 최대 1000Base (1기가)까지만 지원하고 있습니다. 물론 최대 10기가를 지원하는 랜카드도 있지만.. 최소 20만원 이상의 고가 장비죠. 즉, 일반 가정용 랜카드가 아니라 서버용으로 사용하는 제품입니다.
[가성비 좋은(?) 이지넷유비쿼터스 10Gbps 랜카드. 단돈 20만원입니다... 랜카드 주제에 방열판까지 달려있네요.^^]
그래서 대단히 갸우뚱한 마음을 가지고 SK 상품 설명서를 조목조목 파헤쳐 보니.. 이게 참 흥미롭습니다^^;;
흠....;;; 글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 집까지 들어오는 대역폭은 2.5기가지만
2) 최종적으로 단말기(컴퓨터/공유기 등)까지의 최대 대역폭은 1기가라는 겁니다^^;
결국 "2.5기가 속도를 누리라"는 개념이 아니라 멀티 디바이스(여러 단말기)가 동시에 1기가급에 준하는 속도를 누리라는 거죠. (아니.. 이게 말입니까 방구입니까?) 1개 가정에서, 컴퓨터 여러대가, 동시다발적인 대용량 업/다운로드를 수행하는 경우가 흔하다는 걸까요?^^;
[내용추가 19.04.01] SK브로드밴드 ONT(모뎀)에서 10GBase 포트 1EA가 제공되기 시작함
2. 대용량 업/다운로더에게는 괜찮은 상품 아닙니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최대한 양보해서 가정해보겠습니다.
1) 집에 컴퓨터가 여러대 있고
2) 마침(?) 토렌트 공유를 생업으로 삼는 사용자라
3) 24시간 내내 + 高 대역폭 업/다운로드가 필요하다 칩니다.
하지만 오늘날 통신사들은 기가급 인터넷에 부분 종량제를 취하고 있습니다. 즉 기가급 속도로 이용할 수 있는 양이 제한되어 있다는 의미고 제한용량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100메가급(;;) 속도로 이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2.5기가 요금제는 일일 300GByte 입니다)
[종량제라는 족쇄 때문에, 헤비업로더에게 적절한 상품도 아닙니다 (이미지는 은유적 표현^^)]
도로로 비유하자면
1) 최대 2.5기가의 "도로폭"을 제공하지만
2) 1개 "차선폭"은 최대 1기가가 한계입니다.
3) 게다가 "도로 교통량"이 300기가를 초과하면
4) "도로폭"이 100메가로 축소되는 겁니다^^;
흠... 대용량 업/다운로더를 위한 상품이라 보기에도 애매하죠?
3. 요금차이 미미하다면 = 이왕이면 다홍치마?
미미하지 않습니다. 2.5기가 요금 = 비쌉니다 ㅠ 현재 시판되는 인터넷 요금제는 4가지인데요 (100메가 / 0.5기가 / 1기가 / 2.5기가) 1단계씩 올라갈 때마다 요금도 +5,500원씩 증가합니다.^^
[SK인터넷 요금제별 특성을 표로 정리해봤습니다]
물론 장점도 있습니다.
1) 일일 Giga 종량제 데이터가 하위 요금제에 비해 3배 높은 점
2) 창렬(?)하기 그지없던 최저보장속도(SLA)가 대폭 향상된 점
이 2가지는 요소만은 눈여겨 볼만 합니다.^^
하지만 2.5기가 요금제 출시 목적은 이게.. 아니었잖습니까?
4. 인증수 제한 조치에서 좀 더 자유롭지 않습니까?
부분적으로 맞고, 부분적으로는 분노스럽습니다. SK 뿐만 아니라 모든 인터넷 통신사들은 1개의 가정용 인터넷 회선에 → 여러대의 컴퓨터(단말기)를 연결하는 걸 허용치 않습니다. 이를 인증수 제한조치라고 부르지요.^^
즉, 1개의 인터넷 = 2대 단말기가 통신사에서 허용하는 마지노선이고요~ 이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1대당 +5,500원의 추가 이용료를 지불해야 합니다. 다행히 2.5기가 요금제는 총 4대의 단말기 연결을 허용코 있습니다. 하지만 본질적 문제를 짚어봐야 합니다.
1) 과거와 달리 오늘날은 단말기 2~3대씩 있는 집이 흔하고
2) 내게 할당된 대역폭을, 단말기 여러대에 나눠쓰겠다는 걸 제약하는 것도 우스운 일입니다.
3) 또한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고.. 고객센터에 강력히(?) 항의하면 때에 따라 제한을 풀어주기도 하죠.
즉, 단말기 연결 허용대수를 늘려줬다고 좋아할 일이 아니라... 일관성 없고 + 공감대를 형성키 어려우며 + 시대착오적이라 볼 수 있는 정책을 계속 고수하고 있는 통신사를 비난해야 마땅합니다.
5. 정리하자면..
2.5기가 요금제는 "꿈의 속도"를 실현해주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무제한의 트래픽을 안겨주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100% 허풍선은 아닙니다.^^ 2.5기가 요금제가 필요한 사용자는 크게 2가지 부류가 아닐까 싶습니다.
1) 컴퓨터 4~5대를 운용하고 있고, 인증수 제한 조치에서 자유롭기 원하는 사용자
2) 가성비를 개의치 않는 얼리어답터 + 이노베이터
아직까지는 하드웨어적 한계로 인해 진정한 2.5기가 인터넷을 꿈꿀 수는 없지만, 약 4년쯤 뒤에는 10기가 인터넷도 흔한 세상이 올 지 모르죠 (웃음)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