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메가 이용후기

  • sm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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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저같은 남자들이 인터넷에 후기를 남긴다는 건 둘 중 하나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주 나쁜 경험을 해서 "그래 니 죽고 나 죽자"하는 마음이 들었거나, 반대로 목숨이라도 구원받아서 평생 은인 삼을 기세가 되었거나.

아마 게시판 관리자님께서는 월요일 아침 제가 올린 글 제목을 보고 놀란 가슴으로 클릭하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도 몰랐던 관심종자 기질을 마흔이 다 되어가는 지금에야 발견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둘 다 아닙니다. 그냥 오래 이용하다 보니 한 번쯤은 글을 남겨야 할 것 같았습니다.

제가 백메가를 이번까지해서 한 4번 정도 이용했습니다.

처음 알게 된 건 대학원 때였고 학교 커뮤 게시판에 누군가 백메가를 추천해서 들어왔던 게 시작이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블로그, 카페, 각종 커뮤가 북적거리던 시절이었는데 지금은 그 많던 사람들이 다 어디로 흩어졌는지 모르겠습니다. 인스타하려나요?

여튼 저 역시 인터넷 게시판에 이렇게 긴 글을 쓰는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네요. 쓰고 있는 지금도 상당히 어색합니다.


아무튼 얼마 전 4번째로 백메가를 이용했습니다. 문득 피천득의 인연에 나오는 아사코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세 번째 만남은 아니 만났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뭐 그런 내용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다행히 백메가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네 번째도 만날 만했습니다.


사실 인터넷 변경이라는 게 별거 없을겁니다. 집 인터넷이 약정 계약이 끝났는지 기억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 것이고,

내가 어디에서 청약을 했는지 일일히 기억하는 사람이 또 얼마나 되겠습니까.

대충 약정이 끝났다는 사실을 문득 깨닫는다해도 일상이 바빠서 그냥 미루고 냅두는 사람도 많을 겁니다.


근데 참 이상하게 백메가는 3년 지나면 다시 생각납니다.

사은품을 제일 많이 줬는지도 사실 비교를 안 해봐서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적어도 여기에 물어보면 이상한 짓은 안 하겠지 하는 믿음은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이게 꽤 큰 장점입니다.


요즘은 뭐 하나 사려고 들면 광고인지 후기인지 AI가 쓴 건지 사람이 쓴 건지부터 구분해야 하고요

전화번호 한번 잘못 남겼다가는 온 세상 대리점이 제 사소한 정보를 저보다 낱낱이 알고 있는 듯 합니다.

그런 요즘 세상에서 "여기는 그냥 물어봐도 되겠다" 싶은 곳 하나 알고 있다는 게 생각보다 편합니다. 뭐 이번에도 그랬습니다.

저와 와이프가 구상했던 통신 계획과 달리 실제로 유리한 방법이 조금 달랐고, 상담해주신 분이 이것저것 계산해서 설명해주셨습니다.

뭣보다 무조건 새로 가입하라고 몰아가지 않는 게 좋았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하나라도 더 파는 게 이득일 텐데 이상하게 여기는 가끔 안 사는 방법도 열심히 알려줍니다.

장사를 잘하는 건지 못하는 건지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근데 그렇게 장사를 해왔으니 제가 대학원 때 알게 된 회사를 지금까지 기억하고 다시 찾아왔겠지요.

그 사이 저에게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백메가는 아직 여기 100mb.kr에 접속하면 그대로 남아있네요.

지금 직원분들은 모르실 수 있겠지만, 예전에는 사장님 증명사진이 메인화면에 떡 하니 박혀있었습니다.


예전 홈페이지와는 많이 달라졌지만, 질문을 올리면 사람이 답하고.. 이것저것 참 살갑게 설명해주고.. 이상한 일이 생기면 같이 고민해주는 분위기는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후기라는 걸 한번 남겨봅니다. 무슨 엄청난 서비스를 받아서 감동했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인터넷 하나 가입했을 뿐이고, 상담 잘 받았고, 설치 잘 끝났습니다.


생각해보니 이 평범한 경험을 십수 년 동안 여러번 반복해서 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꽤 드문 일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장사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몇 년 뒤에 또 제가 약정이 끝났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또 만나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관리자님들, 즐거운 한가위되세요.

3개의 댓글
  • 운영진 이수빈
    안녕하세요? 백메가 이수빈이라고 합니다 😄
    사실 남겨주신 글은 주말에 이미 읽었습니다!
    제목부터 범상치 않아서 도저히 클릭하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월요일 아침 놀란 가슴으로 클릭하는 장면까지 설계해두셨는데... 죄송합니다..🙏

    읽는 내내 참 반가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제가 백메가에 입사한 게 2014년 즈음이니, 말씀하신 시간을 가늠해보면 저와 거의 비슷한 시간대를 백메가와 함께 지나오신 게 아닐까 싶어요.
    (학교 커뮤니티라 하시니 혹시…… 고파스에서 보셨던 걸까요? ㅎㅎㅎ)

    당시에는 여기저기 커뮤니티를 통해 백메가를 알게 되셨다는 분들이 참 많았는데, 이제는 그런 공간들도 많이 사라졌고 사람들도 뿔뿔이 흩어졌네요.
    말씀처럼 다들 인스타 하러 간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ㅎㅎ


    저는 같은 기억을 공유한다는 게 참 멋지고 대단한 일이라 믿습니다.
    더군다나 익명으로 스쳐가는 사람이 대부분인 인터넷 세상에서
    십수 년 전 같은 공간을 기억하는 사람을 다시 만날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사실 여기까지 쓰면서 여러 말을 적었다가 지웠습니다.
    괜히 거창해지는 것 같아 부끄럽더라고요.
    그저 이 긴 시간 동안 백메가를 기억해주시고, 공동의 기억을 떠올릴 수 있게 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그래도 백메가가 아주 못한 장사를 하며 살아온 건 아닌가 봅니다! 😁)

    다음에도 꼭 잊지 말고 찾아주시겠어요?
    그때는 또 많은 것들이 변하겠지만, 분위기만큼은 지금 그대로였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그대로일 수 있도록 저희가 잘 지켜보겠습니다!

    따뜻하고 귀한 한가위 보내시고요.
    오랜만에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쓰는 어색함까지 무릅쓰고
    귀한 선물을 남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p.s. 신상털기(?)를 하려는 건 절대 아니고요...
    도대체 어느 분이신지 너무 궁금해서 그러는데
    가입하신 전화번호 뒷 4자리 정도만 살짝 알려주실 수 있으실까요~? ㅎㅎ
  • sm16****
    안녕하세요 이수빈님! 익숙한 이름을 다시 목격하게 되어 반갑습니다.
    여전히 백메가에서 활동중이신가보군요. 네 정확히 맞습니다 고파스입니다.
    옛날에 백메가 소개글에서 이수빈님 실물사진도 본 거 같은데 그 글을 찾을수가 없네요. 아마 이제 수빈님도 중년의 길에 쿨럭..

    제 전화번호 마지막 4자리는 6881입니다. 지난주에 강서구 화곡동에 설치 끝났습니다.
    설마 선물 같은 걸 보내주시려는 의도라면 괜찮..지만 감사히 받겠습니다.
    수빈님 저도 반가웠어요. 다음에 또 뵙길.
  • 운영진 이수빈
    @sm16****이 글을 말씀하시는 것이지요~?
    https://www.100mb.kr/now/?i1156
    간만에 보니까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입니다 ㅎㅎㅎ

    아마 지금쯤 스마트폰 문자함에 제가 보낸 선물이 하나 도착했을 겁니다! 절대 후기를 남겨주셔서 드리는 뇌물(?)이 아니니, 가벼운 마음으로 받아주세요. 따뜻한 명절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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